– 김희 좋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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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희애 엔터테이너가 날카로운 감정선으로 연기하는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김희애는 감정 연기의 달인이어서 평소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할 때는 정말 감미롭지만 감정의 극에 달한 표정 연기와 날카로운 목소리는 지켜보는 시청자에게 소름이 끼친다.몸매도 예쁘고 옷매무새도 좋아 고상한 엔터테이너가 매를 맞거나 욕설을 듣거나 울거나 몸부림치거나 혹은 감정적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릴 때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빠져 시청률이 올라간다.김희애는 외모 때문에 예쁘고 고상한 역할만 할 수 있는데도 퍼텐셜한 연기를 많이 해왔다. 욕심 많은 엔터테이너다. 정체된 연기를 할수록 자신의 연기적 입장도 정체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엔터테이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엔터테이너 기 센 누나의 귀환.그러던 그가 부부의 세계라는 드라마로 돌아왔다. 역시 불륜의 단골 엔터테이너는 아니니 부부의 세계 역시 불륜 소재다. 지금까지 김희애가 연기한 불륜 드라마에서 김희애가 주로 바람피는 역이었다면 이 드라마는 남편의 외도를 견뎌야 하는 아내역이다. 그래서 찾아봤다.그동안 김희애가 맡았던 불륜 드라마의 계보 ‘내 남자의 여자’ ‘아내의 자격’ ‘밀회’다.

예전에 동영상으로 잠깐 보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sBS홈페이지에 들어가 하루 오후에 전편을 돌려본 “내 남자의 여자”(2007) 이 드라마는 소위 속어라고 합니다. 왜 이렇게 천연스러운 드라마가 다 있었을까.극본을 쓴 김수현 작가의 내공력도 있었겠지만, 드라마가 지금까지 회자되면서 화제가 되는 이유의 주역은 역시 김희애가 연기한 화영이라고 합니다.미국에서 성형의사를 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전셋집을 검증하고 도움을 받은 고교동창 지수(배종옥)의 남편(김상준)을 뺐던 여자. 능력 있고 예쁘고 화려한 여성이 공부밖에 못하는 교수의 친구 남편을 당당하게 빼앗아 버리는 역할이라고 합니다. 드라마가 얼마나 속도감 있고 재미있었는지… 특히 지수 언니 역을 맡은 하유미와의 난투전은 명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안판석 감독과 정선주 작가의 작품 아내의 자격(2012)으로 알려졌다. 지금처럼 종편의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본 사람만 봤다는 드라마란다. 나 역시 종편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 않지만…훗날 과감하게 찾아본 드라마인 이 드라마는 내 남자의 여자처럼 불륜을 위한 드라마는 아니라고 한다. 정성주 작가의 작품답게 강남이라는 동네 교육열과 학부모들의 행동도 함께 하고 있다고 한다. 속물적인 남편(장한성)과 시댁 아들의 국제중 입시를 둘러싼 학부모들의 경쟁과 갈등 사이에서 도외시됐던 주인공 서래(김희애)는 아들이 다니는 국제중 입시학원장(이태란)의 남편 테오(이선재)를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는다고 한다. 굳이 불륜을 통해 정체성을 찾을지는 잘 자중하지 못했지만 소재가 신선해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다고 한다. 얼마 전 화제가 된 스카이캐슬의 전작 드라마로 봐도 무방하다. 극의 전개가 마지막이 될 정도로 권선징악 요소가 강해, 제10화 이후는 대충 돌린 기억이 있다.

그리고 아내의 자격을 딴 제작진이 다시 기획한 작품 밀회(2014)입니다. 개인적으로 두번이나 정주행을 해본 드라마입니다.김희애가 연기한 오해원의 상대역으로 19세 차이의 유아인과 연기해 화제가 됐지만, 연기를 잘하는 두 연예인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만큼 콤비네이션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재벌이 운영하는 사학재단과 음대 입시 부정 등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소재들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불륜 소재의 드라마지만 사회 고발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합니다. 드라마는 상류층(도대체 어디에 붙어 있는 상류층인가) 인간 군상들의 거짓과 파렴치함을 노골적으로 다루면서 그런 인간들을 돌보고 돈을 버는(극중 혜원의 표현대로라면 자칭 우아한 노비) 사람들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표현합니다.특히 이 드라마는 박근혜 탄핵 후 최 숭실의 딸 정 유라의 입시 비리와 무당 관계 등을 예언했다고 해서 다시 한번 거론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작가의 예언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그만큼 실감나게 사회 저변 비리의 온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김희애는 남편(박혜은)이 불륜을 저지르고, 그런 남편의 외도를 견뎌야 하는 아내(지성우)를 연기한다.방영된 2회분에서 완벽하다고 생각한 가정이 깨지고, 남편의 불륜과 내연녀의 임신을 알게 되고, 믿었던 지인들도 모두 남편의 외도를 알고 있으며, 주위에 아군은 아들 말고는 아무도 없는 아주 불행한 여성역입니다. 극중에서 빠른 속도로 차례차례 무너지는 말솜씨를 연기하는 김희애는 연기의 절정을 보여줍니다.변주하는 감정의 변화를 가미해 화면에 몰입하는 감독의 의도적인 연출도 뛰어나지만 화제의 중심에는 김희애의 연기가 있습니다. 감정의 극적 요소를 넘나들며 표현할 수 있는 연기 능력은 그동안 그녀가 해 온 작품의 계보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어요. 역시 두 번 방송 만에 10프로가 넘는 시청률을 찍었습니다.모든 장치를 펼쳐 놓은 부부의 세계 향후 전개가 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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