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카이캐슬(SKY 봅시다

더 이상 매혹되지 않았어요. 어제 막을 내린 드라마 ‘스카이캐슬’ 얘기죠. 이 사회의 최상층부가 내뿜은 악마적 욕망의 도달점이 “부모를 소중히 모시고 아이를 잘 간직하라”라는 유교적 결론임에 나는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우주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고, 노승해가 아지트 운운하는 대목에선 우스개까지 했죠. 그 장면은 오히려 “최상층부는 몰락과 파멸의 순간에도 재력으로 무사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듯했습니다. 공부가 무슨 도움이 되고 행복이 최고 운운하는 장면에서는 오늘 베벌리힐스에 사는 부자들은 상추 샐러드와 버섯을 곁들인 찐두부를 먹는 반면 빈민가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트윙키 케이크, 치토스, 햄버거, 피자를 배터리로 먹는다는 유발 하라리의 통찰이 떠올랐습니다. 이미그들의삶에는자녀공부,자녀입신양명이애초에필요없었는지도모릅니다. 그것이 절실한 것은 오히려 역전이 임박한, 사회의 하층부를 이루는 사람들입니다.스카이캐슬은 잘 해오던 이야기를 마지막 두 차례에 걸쳐 망쳤습니다. 갑자기 회개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이후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차분해진 이들 생활의 풍경에 대다수 서민 시청자의 마음속에는 찬바람이 불 뿐입니다. 되려다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역시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가지. 저런 일을 당하고도 끄떡없는 걸 보니.

>

…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나는 것이 맞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눈치채지 못하고, 아니 결국 깨달아도 너무 늦어 파멸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그리스 비극처럼. “네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결말이 뭐야?”라고 묻는다면…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던 우주는 감옥에 간 후 아무도 믿지 못하는 대인기피증을 앓는 것은 어떨까. 차민혁은 결국 노승혜와 아이와 극도의 불화를 거듭하며 존속살해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았는지. 예서는 이른 아침 해나의 망령에 시달리는 조현병이라도 걸리는 것이 인과관계상 어울립니다. 뒤늦게 잘못을 깨달은 강준상과 곽미향은 그 회개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비극을 겪는 것이 옳았습니다. 김주영 선생님은 감옥에서 딸 K의 사망 소식을 듣는 모습이 어울릴 것 같아요. 그렇게 무너져 내리는 최상층부의 모습을 봤을 때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지 않았는가.3권선징악으로 끝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교육문제를 거론하며 가치의 좌표를 흔들고 한국사회에 인생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 드라마였다면 적어도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드라마는 10여 년 전에 편성된 비슷한 드라마, ‘하얀 거탑’에서 더 나아가기는커녕 오히려 후퇴했습니다. 지금 스카이 캐슬의 결말을 본 이 땅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는 과연 무엇이 남아 있을까. 아니, 이 이야기의 결말을 쓴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는 과연 무엇이 숨어 있을까. 문득 선선해 집니다.(‘스카이캐슬’의 결말에 화가 났다) 2019년 2월 2일 새로 쓰기

Visits: 5